AI 도입, 화려함 뒤에 숨겨진 ‘지루한 거버넌스’의 중요성
최근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실적 발표는 AI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5조 달러 돌파 역시 AI 열풍의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 뒤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현실적인 과제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AI를 기업 애플리케이션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거버넌스’ 문제입니다.
FOMO를 넘어 현실적인 AI 도입으로
기업들의 AI 도입 경쟁은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감, 즉 FOMO에 의해 부추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AI가 시장 전체에 확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기업 애플리케이션에 AI가 본격적으로 적용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보안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확산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바이브 코딩’보다는 에이전트의 계획, 도구, 메모리에 대한 철저한 테스트와 추적, 상태 점검이 필요합니다.
오픈소스 vs 폐쇄형 시스템,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노력’
버셀의 설립자 기예르모 라우흐는 ‘오픈은 언제나 승리한다’고 주장하지만, 기술 도입의 역사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리눅스나 아파치 HTTP 서버와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성공 사례도 있지만, 폐쇄형 시스템이 시장을 장악한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픈소스냐 폐쇄형 시스템이냐가 아니라, 기술 도입을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을 간과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안은 허상이 아니다
애버커스AI CEO 빈두 레디는 보안을 허상으로 치부하고 기업 내 AI 위원회를 비판하지만, 이는 기업 환경의 복잡성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스프링 프레임워크의 창시자 로드 존슨은 "스타트업은 짚으로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은행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관료적 절차는 비효율이 아니라, 보안, 개인정보보호, 규제 준수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열정과 거버넌스의 조화
와튼스쿨의 ‘2025 AI 도입 보고서’는 AI 도입의 리더십이 C레벨 경영진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들이 데이터 프라이버시, 윤리적 활용, 인간의 감독 등 ‘화려하진 않지만 필수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AI가 일상의 업무로 자리 잡을수록 제약 요인이 도구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므로 교육, 신뢰, 변화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쿠버네티스의 교훈: 거버넌스의 표준화
쿠버네티스가 주류 기술로 자리 잡은 이유는 단순히 멋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매니지드 서비스가 보안과 정책, 즉 거버넌스를 표준화함으로써 규제가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운영이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의 조사 결과에서도 비용, 신뢰성, 보안을 아우르는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기업의 가장 큰 과제로 꼽혔습니다.
데이터 근접성이 도구의 새로움보다 중요하다
AI는 선택의 기준을 ‘빠르게 구축하라’에서 ‘빠르게 거버넌스가 적용된 데이터에 접근하라’로 바꾸고 있습니다. 데이터 근접성이 도구의 새로움보다 중요합니다. 민감한 데이터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길수록 위험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암호화, 역할 기반 접근 제어(RBAC), 마스킹 정책이 이미 적용되어 있는 기존 저장소 내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검색증강생성(RAG) 방식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인간의 감독은 관찰 가능한 AI를 전제로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은 통제할 수 없습니다. 평가 하네스, 프롬프트와 버전의 계보 추적, 툴 호출에 대한 구조적 로그 기록은 기본 요건이 되었습니다. ‘프롬프트용 단위 테스트’와 에이전트의 동작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관찰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려함보다 안전함이 우선이다
기업 기술의 역사는 혁신이 규제와 충돌하면 결국 규제가 이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목표는 혁신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가상 프라이빗 클라우드, IAM, KMS 같은 보안 체계가 성숙한 뒤였습니다.
맺음말
결론적으로, AI 도입의 성공은 화려한 기술 스택이 아니라, 보안, 프라이버시, 규제, 관찰성과 같은 ‘지루한 요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이디어에서 거버넌스가 적용된 데이터까지 도달하는 경로를 단축하고, 개발자가 본연의 일, 즉 가치를 만드는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 AI 시대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