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음악의 부상과 윤리적 딜레마: 누가 이 음악을 들을 것인가?
워너 뮤직 그룹이 AI 음악 스타트업 ‘Suno’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저작권 침해 소송까지 불사했던 대형 음반사가 AI 음악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경쟁사 Udio와의 계약 체결에 이어, 다른 음반사들도 비슷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음악의 인기, 그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Suno는 자체적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2주마다 Spotify 전체 카탈로그에 해당하는 분량의 음악을 생성한다고 합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놀랍지만, 과연 누가 이 음악을 들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습니다. 물론 AI를 통해 창의적인 표현을 찾는 사용자들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로 AI 음악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소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상업적 욕망과 AI 음악의 확산
AI 음악 서비스의 문제는 단순히 창작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투자 유치를 위한 Suno의 발표 자료에는 AI 음악 밴드 Velvet Sundown이 언급되며, "Suno의 노래가 플랫폼 외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바로 이 ‘입소문’과 ‘돈’에 대한 욕망이 AI 음악을 양산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을 채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Spotify의 경쟁사인 Deezer는 매일 5만 곡 이상의 AI 생성 음악이 업로드된다고 밝혔으며, Spotify 역시 AI로 만든 것으로 간주되는 7500만 곡 이상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진정성 논란과 AI 음악의 가치 하락
물론 Velvet Sundown이나 Breaking Rust처럼 AI 음악으로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TikTok에서 화제가 된 Haven의 사례처럼, AI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반감을 사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AI 음악 자체의 퀄리티가 나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속았다’는 느낌, 즉 진정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음악에 있어서 진정성의 중요성
음악을 비롯한 예술 작품은 창작자와 작품 간의 감정적인 연결이 중요합니다. AI 음악이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표시된다면, 이러한 연결은 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대부분의 사람들이 AI 음악과 사람이 만든 음악을 구별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속았다는 느낌은 텍스트나 영상의 허위 정보처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AI 음악의 활용 가능성은?
그렇다면 AI 음악은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감정적인 연결이나 진정성이 중요하지 않은 분야, 예를 들어 광고나 TV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과 같은 곳에서는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스웨덴의 Epidemic Sound와 같은 배경 음악 라이선스 회사들은 AI 음악의 등장에 다소 긴장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AI 음악,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결국 Haven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AI 버전을 내리고 실제 보컬로 다시 녹음해야 했습니다. AI 음악 제작에 사용된 Suno는 음성 모방의 대상이 된 Jorja Smith의 음반사를 통해 로열티를 요구받았습니다. AI 음악의 발전과 함께 저작권, 진정성,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AI 음악은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을 넘어, 음악 산업 전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맺음말
AI 음악은 분명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진정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인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AI 음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