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청소기 시장의 몰락: iRobot 룸바는 왜 파산 위기에 놓였나?
한때 로봇 청소기의 대명사였던 iRobot의 룸바. 이제는 ‘피세아’라는 중국 계약 제조업체에 인수되어 파산 위기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한때 업계를 선도했던 iRobot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iRobot의 CEO 게리 코헨과의 인터뷰를 통해 룸바의 몰락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비싼 비용 구조와 소비자 니즈 외면
게리 코헨 CEO는 iRobot의 문제점이 단순히 아마존과의 인수 불발이나 관세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전임 경영진의 '커넥티드 홈' 비전은 훌륭했지만, 현실적인 실행이 부족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내에서만 이루어지던 툴링, 엔지니어링, 구매 프로세스는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그는 취임 후 고정 비용 계약을 줄이고, 제품 개발 방식을 개선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었습니다.
코헨 CEO는 "우리 제품의 제조 원가가 너무 높았습니다. 제품을 만들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iRobot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시장 변화에 둔감하게 대처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원했던 물걸레 겸용 로봇 청소기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점은 시장 점유율 하락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시장 트렌드 따라가지 못한 제품 개발
iRobot은 다기능 도크 개발에도 뒤처졌습니다. 먼지통 비움 기능뿐만 아니라 물통 채우기, 걸레 세척 및 건조 기능까지 제공하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iRobot의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2024년에 출시된 룸바 콤보 10 Max는 코헨 CEO 스스로도 "최고의 제품은 아니었다"라고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유럽 시장에서 경쟁 제품들이 인기를 얻는 동안, iRobot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관세 폭탄과 인수 불발
외부적인 요인도 iRobot의 위기를 심화시켰습니다. 코헨 CEO는 2025년 상반기에 iRobot 매각을 추진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잠재적 인수자들이 투자를 망설였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관세 리스크 때문에 iRobot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한 기업이 iRobot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기존 대출 기관과의 합의에 실패하면서 결국 거래가 무산되었습니다.
코헨 CEO는 파산 청산을 막기 위해 피세아에 iRobot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파산 청산은 제가 원했던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회사와 직원들에게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피세아에 회사를 인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코헨 CEO는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피세아 인수 후 iRobot의 미래는?
피세아 인수 후, iRobot은 당분간 기존 사업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이미 개발된 제품들을 유럽 시장에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2026년 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코헨 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iRobot이 소비자 중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로봇 청소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