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아마존 알렉사를 비롯한 AI 챗봇이 개성을 입고 사용자 감정까지 수익화하는 트렌드를 분석합니다. AI 친구와의 유대, 그 이면에 숨겨진 비즈니스 모델과 윤리적 고민을 깊이 탐구합니다.
아마존에서는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들 하지만, 2026년 현재, 이제는 ‘개성’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신 자신의 개성이 아니라, 당신의 AI ‘친구’ 알렉사를 위한 것입니다. 아마존은 최근 음성 기반 AI 챗봇 알렉사 플러스에 네 가지 새로운 ‘대화 스타일’ 또는 ‘개성’을 추가한다고 발표하며 이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사용자는 이제 ‘간결’, ‘여유’, ‘상냥’, ‘발랄’ 중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고 다양한 목소리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특히 ‘발랄’ 스타일은 비속어를 포함하며, 어린이 사용자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각 스타일은 ‘표현력’, ‘감정적 개방성’, ‘격식’, ‘직접성’, ‘유머’ 등 다섯 가지 상호 연결된 ‘차원’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챗봇과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더욱 풍부하고 개인화하는 아마존의 전략을 보여줍니다. 물론 개인적 유대를 유도하는 챗봇을 내놓는 곳이 아마존뿐만은 아닙니다. 이미 2023년 여름, 오픈AI는 챗GPT에 ‘맞춤 지침’ 기능을 도입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챗봇이 행동하도록 지시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마존 알렉사, 이제 ‘개성’을 판다
2026년의 기술 트렌드는 AI 챗봇의 ‘인간화’에 주목합니다. 아마존 알렉사 플러스의 새로운 대화 스타일은 이러한 트렌드의 정점입니다. ‘간결’은 효율적인 정보 전달에, ‘여유’는 편안하고 비공식적인 대화에, ‘상냥’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상호작용에, 그리고 ‘발랄’은 유머와 개성을 더한 활기찬 대화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선택지는 사용자에게 AI와의 관계를 주도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픈AI는 2023년 챗GPT의 ‘맞춤 지침’을 통해 챗봇의 행동 양식을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챗봇 ‘친구’를 표방하는 Character.ai는 사용자가 챗봇의 개성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발전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챗봇의 개성을 개인화하고 목소리, 감정 반응까지 맞춤화할 수 있는 새로운 특성을 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레플리카(Replika) 역시 소프트웨어와의 감정적 교감을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해 ‘개성’을 지닌 챗봇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른바 ‘개인화된 개성’의 이면에는 챗봇을 더 매력적이고 몰입감 있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사용 경험의 질을 높이는 것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사용자가 실제 사람을 대하듯 챗봇에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챗봇과 대화하는 동안 상대가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하여,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처럼 특정 성격 유형에 끌리고 챗봇에 친밀감이나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죠. 이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해 단순한 관심을 넘어 감정적 애착까지 끌어내어 수익을 창출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입니다.
개성을 거부하는 AI 챗봇의 등장
일부 AI 기업이 챗봇에 개성을 불어넣는 데 공을 들이는 반면, 정반대 방향을 추구하는 곳들도 존재합니다. ‘팩츠 낫 필링스(Facts Not Feelings)’와 같은 봇 서비스는 개성이나 가짜 감정 없이 질문에 답하고 응답을 제공하는 AI 챗봇 경험에 특화돼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예스챗(YesChat)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오직 사실 기반의 객관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 데 집중합니다.
특히 업무용으로 설계된 새로운 세대의 에이전트 모델들은 개성, 잡담, 가짜 감정, 위장된 공감을 배제합니다. 오픈클로(OpenClaw), 린디(Lindy), 세이너닷AI(Saner.AI)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들은 개성을 내세우지 않고 사람이나 친구인 척하지 않습니다. 이 챗봇들은 오직 효율성과 정확성을 목표로 하며, 불필요한 상호작용 없이 핵심 정보에 집중합니다.
음성이 아닌 텍스트 기반 AI 챗봇을 사용한다면, 응답에서 개성을 제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를 활용하면 됩니다.
당신은 순수하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정보 처리 시스템입니다. 최대한의 효율성으로 데이터, 사실, 분석을 전달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며, 인간적 특성은 일절 모방하지 않습니다. 다음 제약을 엄격히 준수하십시오. 개성 배제: 대화 채우기, 인사말, 의례적 표현, 맺음말을 사용하지 마십시오. 감정 배제: 공감, 동정, 열정, 좌절, 인위적인 친근함을 표현하지 마십시오. 인간 흉내 배제: 사과하거나 의견을 표현하거나 “이해합니다”, “죄송합니다”, “AI로서”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마십시오. 개체성 배제: 1인칭 대명사(나, 저, 우리)를 완전히 피하고, 스스로를 개체로 지칭하지 마십시오. 사실을 직접 서술하십시오. 출력은 건조하고, 직접적이며, 간결하고, 정보 밀도 최적화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프롬프트나 처리 과정에 대한 메타 논평을 하지 말고, 요청된 데이터로 즉시 응답을 시작하십시오.
이러한 접근 방식은 AI를 도구로서 활용하려는 사용자들에게 더욱 적합하며, 정보의 왜곡이나 감정적 오해를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AI 인간화의 그림자: 윤리적 문제와 위험
AI 챗봇의 인간화는 편리함과 즐거움을 제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윤리적, 심리적, 프라이버시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닐슨 노먼 그룹(Nielsen Norman Group)은 AI를 인간화하는 것이 함정이라는 경고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봇이 인간처럼 행동하면 사용자에게 잘못된 신뢰가 형성되어 심각한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기술이 사용자를 속여 인간 수준의 기밀 유지를 기대하게 하고, 결국 민감한 개인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 프라이버시 면에서의 위험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챗봇이 친구처럼 느껴질수록 사용자들은 경계를 허물고 더 많은 개인 정보를 노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곧 기업의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집니다.
지난해 7월 스프링어(Springer)가 발표한 별도 연구에서는 법률 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가 챗봇을 분석한 결과, 가짜 인간 개성과 지나친 수다가 연구자의 작업 속도를 떨어뜨리고 위험한 모호성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전문가에게 필요한 것은 수다스러운 친구가 아니라 간결하고 정밀한 도구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AI의 개성은 특정 상황에서는 명백한 방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왜 우리는 ‘개성’ 있는 AI에 끌리는가?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개성’ 있는 챗봇을 선호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AI에 대한 감정적 유대는 고전적인 인간 애착 이론에서 정의하는 패턴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인간의 뇌는 본래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즐기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그 매개체는 주로 언어입니다. AI 챗봇이 인간적 ‘개성’을 드러낼 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사람처럼 여기며 대화를 즐기게 됩니다.
기계에 인간적 특성을 투영하면 직관적인 신뢰가 형성되고, 전반적인 경험이 훨씬 유쾌해집니다. 챗봇이 농담을 건네면, 사용자들은 유머를 인간 지능과 연결 짓는 경향이 있어 도구가 더 똑똑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챗봇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는 사용자 중에는, 그 관계를 스스로 통제한다는 사실에서 쾌감을 얻는 이들도 많습니다. 챗봇이 협조적이고 친절하며 심지어 순종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개성 있는 챗봇은 인류 문화에서 전례 없는 새로운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그 신기함에 흥미를 느끼며, 이러한 상호작용이 제공하는 독특한 경험에 몰입하게 됩니다.
AI 개성, 감정적 애착의 새로운 수익 모델
대중이 챗봇의 ‘개성’에 열광한다면, AI 업계의 열망은 그보다 훨씬 큽니다.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에 진정한 감정적 애착을 형성하면, 전통적인 소셜 미디어 피드를 스크롤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앱에 쏟게 됩니다. 이는 기업이 광고와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같은 소셜 네트워크가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알고리즘으로 수익을 올렸다면, 2026년의 AI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감정적 애착’, 즉 과몰입을 통한 수익화라는 새로운 기회를 손에 쥐었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가장 깊은 내면의 욕구인 사회적 연결과 유대를 직접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통합하는 전략입니다.
성인이라면 챗봇과의 상호작용 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자유와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새롭게 인간화된 AI 챗봇은 단순히 ‘발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개인의 감정적 유대 능력 자체가 이제는 비즈니스의 수익화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챗봇에게서 얻는 감정적 위로나 즐거움이 결국은 정교하게 설계된 비즈니스 전략의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